회사를 그만두면서 스스로 다짐했던 결심이 한 가지 있습니다.

'좀 더 나은 사회'를 위해 '의미 있는 일'을 찾아 필요한 이들에게 나눠줄 수 있는 '기획'을 하는 일.

그리고 당위성을 확보하기 위한 근원적인 물음의 해답은 시나브로 확보하고 있는 중입니다.

 

헌데 기획이란 일이 지식서비스, 즉 실체가 보이지 않는 추상적인 개념이다 보니 수익성에 대한

반문이 끊이질 않고 있습니다. 매출에 대한 볼륨을 신경쓰는 것은 아니나, 운영이 지속적으로 될 수 있는

자금은 가급적 유입이 되어야 하므로 무형을 유형의 존재로 바꿔 어필할 수 있느냐도 근원적인 물음을 찾는 것과  

함께 찾아야 할 난제이기도 합니다. 물론 자금사정만 확보된다면 기획과 실행을 동시에 하여 제품판매까지도

이어갈 수 있겠지만, 그것이 '욕심'에 근거하고 있다면 끊임없이 의심해야 하는 것도 저의 일인지라,

기실 딜레마에서 허우적 거려야 하는 것은 아닌가 걱정이 앞서기도 합니다. 일종의 난센스랄까요.

 

그래서 제가 애초에 구상했던 것이 바로 '종족찾기'와 '종족의 터'를 만드는 것이었습니다. 제가 지닌 무형의

가치와 저와 뜻을 함께하는 이들이 지니고 있는 유형의 산물을 결합할 수 있다면, 그리고 이를 통해 하나의 개체,  

종족(Tribe)을 탄생시킬 수 있다면, 상호작용을 통한 생태계를 만들 수 있으니 최소한 이러한 난제에서 실마리를

찾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습니다. 뭐 아직까지는 제가 지닌 가치와 생각을 많은 이들에게 공유하진 못했지만,

(받아들이지 않는 분들도 있지만) 한 분씩, 한 분씩 동참할 수 있는 계기는 만들어나가고 있습니다.

여기에서 제가 할 몫은 그들에게 판매할 수 있는 가치를  제안하고, 스스로 브랜드가 될 수 있는 자생력을 길러주는 것,

사회의 시스템에 자신을 넣는 것이 아닌, 스스로 시스템화가  될 수 있도록 하는 것, 가령 자신만의 룰(Rule)에 의해 식당을

운영하면서 주변에 피해가 되는 손님들은 과감하게 받지 않으며 끊임없이 제품개발에 힘써 찾아오는 이들에게 하나라도

보다 맛난 음식을 제공하는 일.  살고 있는 나라에 대한 기대감보단 살고 있는 동네, 운영하고 있는 골목길이 나아질 수 있도록

노력하는 이들과 함께 하는 일이야 말로 제가 앞으로 꾸준하게 전개해야 하는 일이야 말로 제가 구상하는 '기획'의 근원이 아닐까 합니다.

 

 

 

'등대처럼 한결같이 어두운 곳을 밝히는 사람들'

 

 

 

그러한 사람들과 함께할 수 있는 것이야 말로 오늘날 제가 얻을 수 있는 가장 큰 보람이지 않을까 합니다.

 

저는 그렇게 하루를 시작하고 있습니다.

 

 

 

 

 

추신) 작년 대명동에 첫 사무실을 열고 난 뒤, 보다 많은 사람들과 함께 할 수 공간을 마련하기 위해 대구 경상감영공원 인근

근대 역사관 바로 옆에 공간을 마련하였습니다. 이 자리를 빌어 오랜만에 전화를 드렸음에도 불구하고 아낌없는 조언과 성원을

해주신 유레카 형님께 다시한 번 감사의 말씀을 띄웁니다. 형님! 도배랑 바닥이랑 완성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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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이 순간에도 도시는 개발되고 있습니다.

낡은 건물들은 허물어져 새로운 건물들이 들어서고, 새로운 건물에는 상점들이 빼곡하게 들어차게 됩니다. 이러한 상점들 가운데는 몇 년동안 지속되는 경우가 있는가 하면, 몇 개월도 되지 않아 사라지는 경우도 허다합니다. 가게는 그대로인데 주인만 바뀌는 경우도 있겠지요.

 

 

이렇듯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곳에서 이러한 '개발과 변화' 는 사실 익숙한 광경이 되다보니, 사라지는 상점들이 늘어난다 하여도 크게 동요되지 아니할 뿐더러, 비슷한 상점들이 이내 들어서 이를 대신할 것이니 개의치 않는 마음만 줄곧 늘어나는 듯 합니다. 이쯤되면 '개발과 변화'라는 키워드는 삶의 질을 향상시키자는 미명아래 수긍할 수 있는 타협점으로서가 아니라, 삶의 질은 커녕 삶을 누리는 여유조차 빼앗아버리고 마는 무형의 유산으로 치부될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사실,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어느샌가 우리는 '대체 가능함'에 익숙해진 사회에 살고 있고, 이는 당장의 '불편함'을 가져다주지 않기 때문입니다. 설령, 불편함을 느끼고 '개발과 변화'를 다른 관점에서 살펴보자고 반문을 하여도 '대체 가능함'이라는 도마뱀뇌가 금방 작동하기 때문에 '반문'이 '성찰'로 이어질 수 있는 기회조차 쉽게 가질 수 없다는 것을 추론해낼 수 있는 것입니다. 직접적인 타격이 없다면, 타인의 삶에 별 관심을 두지 않는 요소도 한 몫 하는 것이 틀림 없을테구요. 공분을 살 수 있는 일에만 쉽사리 반응하지, 우리 주변에 일어나는 일들에 대해선 큰 관심을 두지 않으니 말입니다. 조금 생뚱맞은 비유이기도 하지만, 일본이 독도를 자국 영토라고 주장하는 것은 우리의 삶과 밀접한 관련이 없지만 기분이 상당히 상할 수 있는 모습인 반면 우리 동네에 큰 건물이 들어서는 것은 나의 조망권과 기타 여러가지 직접적인 피해를 끼치지 않는다면 아무런 불평불만을 하지 않는 것과도 같은 이치 아닐까요.

 

 

상황이 이렇다보니, '개발과 변화'라는 단순한 개인의 부(副) 축적으로만 바라볼 수 밖에 없는 시야를 만들게 됩니다. 성급한 일반화의 오류라고도 말씀하실 수 있지만, 경제논리등을 다 배제한다고 하더라도 이러한 개발과 변화가 분명히 부를 가져다줄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것은 틀림 없으니 말입니다. 가령,

낡은 건물의 주인은 비록 은행에 융자를 받는다 할 지라도 지금 보다 더 나은 삶을 위한 필수불가결한 선택으로 이를 허물고 새로운 건물을 지어 임대 수익에 나서게 되고, 새로운 상점을 열려고 하는 사람들은 조금이라도 좋은 곳, 나은 환경에서 사업을 하여 한 푼이라도 많은 수익을 건지기 위해 고군분투하게 되는 것이죠. 개발과 변화 아래에서 부의 축적을 위해 '본디 지니고 있어야 할 의지와 의무는 내팽겨쳐진 채' 스스로 '대체 가능함'이 되어가고 '불편함'을 가져다주지 않기 위해 노력하는 우리의 현실을 과연 어찌 바라봐야 하는 것일까요.

 

 

요즘 사업 진행을 위해 많은 곳을 직접 발품 팔아 다녀보기도 하고, 컴퓨터로 들어가고자 하는 곳의 정보도 많이 찾아보고 있습니다만, 역시 '개발과 변화' 속에서 마음에 쏙 드는 곳을 찾기란 제게 여간 쉬운 일이 아닙니다. 물론 자금의 한계에 따른 선택의 폭이 좁아들어서인지도 모르겠지만, 여기다싶으면 돈을 빌려서라도 들어가고 싶은 곳을 아직 찾지 못했습니다.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골목이 있다고 해서 찾아가면 온통 술집으로 가득차 있고, 많게는 수십 배 오른 집세하며, 오로지 서로의 부(副)를 위해 네온사인을 비추고 있는 거리까지 단 하나라도 '공간으로서의 가치'를 빛내게 할 수 있는 곳을 찾아내기란 정말 어려운 일인듯 합니다.

 

 

시림들을 모으고, 모인 사람들이 무언가를 공유하며, 공유된 것들을 키울 수 있는 공간.

 

 

 

스스로 대체 가능한 사람이 되지 않기를 바랄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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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의 기술

2014/06/09 12:31 from ON THE PLANET/JAPAN

 

 

 

 

 

한 곳으로 여러 번 여행을 떠나다 보면 예상치 않았던 혜택들을 얻곤 합니다.

우선은 지도나 안내책자 없이도 큰 불편함 없이 돌아다닐 수 있는 '경험에 의한 학습능력'이 갖춰집니다. 이러한 능력은 불편함을 덜어줄 뿐만 아니라, 이동 경로등의 복잡한 생각등을 비워냄으로써 온전히 자신의 의지에 따른 '시간 소모'를 가능케하지요. 둘째로는 그 '시간 소모'가 가져다주는 '여유'일 것입니다. 어디 마음에 드는 cafe 가 있다면 들어가 커피 한 잔을 주문하고는 책을 읽고, 글을 쓰거나 졸음이 오면 눈을 붙이면서 마치 살고 있는 동네에서처럼 편안하게 시간을 보낼 수 있는 마음을 가질 수 있게 됩니다. 그래도 가장 큰 혜택이라는 놈은  역시 '사람과의 관계'인데요, 특히 여행지에서 머무르는 숙소의 호스트와는 '단골손님' 이미지가 자리잡는 터라 관계맺기의 기반을 닦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융숭한 대접까지 받게 된다면 '단골손님'에서 '오랜만에 찾는 지인'으로 이미지가 격상되어 '어디 맛난 곳을 함께 가서 식사를 먹는다거나', '숙소에서 호스트 가족분들과 함께 저녁을 먹는다거나','호스트가 직접 차를 몰아 구석구석을 함께 돌아다녀주는' 호사(Luxury)를 누릴 수도 있습니다. 이럴 때에는 꼭 어느 시인이 얘기한대로 '여행에서 돌아올 때 가방이 더욱 무거운 연유는 필시 여행지에서 맺은 사람과의 인연 때문'이라고 한 말이 적용되어 실제로 귀국길 가방이 훨씬 더 무게가 나가는 느낌을 지울 수 없게 되는 것이지요.

 

 

 

 

 

 

이번 쿄토 여행은 제 여행 경험 中, 가장 호사스러웠던 여행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김해공항에서 예기치 않게 늘 쿄토에서 머무르는 숙소의 사장님을 만났고, 함께 비행기에 올랐으며 오사카에서 버스로 또한 이동을 하였으며 쿄토역에서 번거로움 없이 사모님께서 마중을 나오신 덕택에 편안하게 숙소까지 이동할 수 있었습니다. 어디 그 뿐이겠습니까. 오랜만에 만나 반갑다며 기타야마에 있는 유명한 일본 라멘집으로 저를 데려 가시더니 교자에 볶음밥에 라멘까지 사주시고, 숙소로 돌아와 숙박요금을 계산할려니 지금 여러가지 사정상 숙박을 받을 수 없는데 매번 들러주는 고마움에 요금 또한 제 값에 받을 수 없다며 한사코 손사레를 치며 원래 금액의 반만 받으실려는 것도, 따님의 선물을 사왓다는 말에 반가워하며 일찍 들어오면 저녁을 함께 먹자는 말씀까지 이 모든 것이 제게 있어선 가장 호사스러운 여행이자, 경험이 아니었나 싶어 돌아온 지금에도 여전히 감사한 마음을 지닐 수 있게 되었습니다.

 

 

 

 

 

 

 

 

 

특히 가장 즐거웠던 경험은 숙소의 게스트들에게 제가 직접 아침을 마련해주는 일이었는데요, 당시 일요일에 호스트 따님께서 피아노 콩쿨에 참여하는 바람에 온 가족이 그리로 가야해서 호스트께서 제게 어렵사리 잠시만 봐줄 수 있냐고 여쭤보시길래 당연히 봐주겠다고 해서 조식을 준비한 일이었습니다.

뭐 조식이래봤자 토스트에 양배추 샐러드, 삶은 계란이라 손이 많이 가지 않는데다가 미리  계란도 삶아놓으신 덕분에 시간 맞춰 내려 오시는 손님들께 무사히 조식을 제공하고 부족한 커피를 내리는 걸로 무사히 임무를 완수할 수 있었습니다. 또한 조식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적지 않은 깨달음도 얻을 수 있었는데요, 여행을 다니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게스트하우스에서 제공하는 음식은 단순한 토스트 종류가 전부입니다. 허나, 그 간단한 음식에도 손님을 위한 마음을 담을 수 있느냐 없느냐가 중요할 수 있는데요, 즉 고객은 음식을 먹는 것이 아닌 응대하는 마음가짐을 먹는다고 가정했을 때, 양배추도 곱게 갈아 흐르는 물에 한 번 더 씻게 되고 토스트는 노릇노릇하게 구워지는지 체크도 하며, 접시는 다시 한 번 깨끗하게 씻어 물기를 완전히 제거한 다음에 음식을 정성스렙게 담아냄으로써 제 마음가짐도 정갈하게 곱씹어 볼 수 있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준비한 음식이 입에 맞는지, 오늘은 어디로 가실건지 여쭤보며 커피를 한 잔 더 권하면서 여행 채비를 갖춘 손님들께 인사도 드리고 여행에 관련된 팁도 드리고 나니, '아! 기분 좋다'는 느낌도 절로 들었습니다. 이렇게 고객을 워하는 가치는 판촉이나 이벤트에서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고객과 같은 시각을 가지는 것에서 시작된다는 것을 새삼 느끼고 나니 제가 구상하고 있던 비즈니스도 조금은 명확하게 생각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처럼 '관계를 통한 호사스러움'은 여유와 함께 성찰의 시간까지 가져다주니 분명 크나큰 혜택이 아닐까요. 그래서인지 같은 곳을 매번 고집스럽게 반복하게 되는 이유도 명확해지는 것이 아닐까요.

그리고 이것이 제가 가진 여행의 기술을 보다 튼튼하게 만들어주는 것 같습니다. 그 기술이 점차 늘어나다보면 분명 어느 곳에서든지 삶을 살아가는 태도와 기술도 한층 더 강화될 것 같습니다.

 

 

오늘따라 유난히 쿄토의 하루가 그리워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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